소풍 | |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 |
온 세상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고 | |
많은 이들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 |
찌들은 우리네 부끄러움을 | |
하얗게 색칠해 주던 고향 친구 같던 눈 | |
따스한 봄기운을 참 이기지 못해 | |
겨우살이 친구들이 생을 마감하네 | |
그들이 녹아 들어간 늘어난 강물을 쳐다 보네 | |
그들이 죽어 물살이 되었지만 | |
그들은 녹기 시작하면서 이미 죽었기에 | |
그 조차 알지 못함이네 | |
겨우내 움츠림을 떨어내려 | |
용트림하려는 듯 제법 빠르게 굽이치네 | |
겨우내 어디에 감춰 두었던 힘이었던가 | |
가고 오고, 가고 오고 | |
또 가고 오고 또 가고 … | |
저만치 아래 녘에 | |
우뚝 솟은 | |
세월의 이빨이라는 바위가 물살을 가르고 있네 | |
바위가 물을 가르는 것 같지만 | |
실은 물이 바위를 비켜 가는 거라네 | |
눈도 귀도 없는 물살이 | |
저 아래 녘에 바위 있음을 알고 | |
미리미리 조금씩 벌어져 | |
바위를 비켜 가는 것이라네 | |
저네들 만의 의사소통이 있기에 이지 | |
세월의 이빨을 지나, | |
이제 조그만 폭포를 내려 가며 | |
많은 물살이 하늘로 올라가네 | |
저들은 거기에서 또 마감인 게지 | |
낮은 곳으로 흐르며 장애물을 비켜 갈 줄만 알았지 | |
하늘을 나르리라고는 꿈도 못 꾸었던 저들이 | |
그토록 놓지 못하던 인연들 까지도 훌쩍 놓아 버리고, | |
이제는 훠얼 훨 날아간다네 | |
또 다른 소풍인게지 | |
우리네도 곧 떠날 소풍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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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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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Kwon ( john.kwon2**@gmail.com )
Mar, 26, 06:58 AM한국기행 - Korea travel_서울5산 5부-산중별곡 북한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