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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Soo (soo**@wightman.ca) | 조회 : 1060 | Mar, 24, 03:02 PM
소풍
 
겨울이면 어김없이 찾아와
온 세상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고
많은 이들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찌들은 우리네 부끄러움을
하얗게 색칠해 주던 고향 친구 같던 눈
 
따스한 봄기운을 참 이기지 못해
겨우살이 친구들이 생을 마감하네
그들이 녹아 들어간 늘어난 강물을 쳐다 보네
 
그들이 죽어 물살이 되었지만
그들은 녹기 시작하면서 이미 죽었기에
그 조차 알지 못함이네
 
겨우내 움츠림을 떨어내려
용트림하려는 듯 제법 빠르게 굽이치네
겨우내 어디에 감춰 두었던 힘이었던가
 
가고 오고, 가고 오고
또 가고 오고 또 가고 …
저만치 아래 녘에
우뚝 솟은
세월의 이빨이라는 바위가 물살을 가르고 있네
 
바위가 물을 가르는 것 같지만
실은 물이 바위를 비켜 가는 거라네
눈도 귀도 없는 물살이
저 아래 녘에 바위 있음을 알고
미리미리 조금씩 벌어져
바위를 비켜 가는 것이라네
 
저네들 만의 의사소통이 있기에 이지
세월의 이빨을 지나,
이제 조그만 폭포를 내려 가며
많은 물살이 하늘로 올라가네
 
저들은 거기에서 또 마감인 게지
낮은 곳으로 흐르며 장애물을 비켜 갈 줄만 알았지
하늘을 나르리라고는 꿈도 못 꾸었던 저들이
그토록 놓지 못하던 인연들 까지도 훌쩍 놓아 버리고,
이제는 훠얼 훨 날아간다네
 
또 다른 소풍인게지

우리네도 곧 떠날 소풍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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