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연에서 한 독자가 영화 미 비포 유를 보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주인공의 선택을 지지할 수 없었다고. 그런데 세월이 지나, 존엄사를 다룬 내 에세이를 읽고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필요하겠구나 공감하게 되었다고 했다.삽화=신동준 기자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영화 속 이야기보다 한 사람의 삶과 죽음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주인공 윌이 끝내 자신의 존엄을 선택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엄마 역시 영화를 보고 말했다. 나도 피치 못할 순간이 오면 윌 같은 선택을 하고 싶어. 2016년...
여행길에서는 낯선 사람들과도 쉽게 가까워진다. 오늘은 집합 장소에서 승차장까지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다양한 여행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겨운 분위기였다. 국적은 서로 달라도, 같은 길을 걷는다는 연대감 때문이라 믿었다. 하지만 승차장에 도착해 우리가 타고갈 소형 버스 앞에 서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무더위에 지친 탓인지 한 줄이던 것이 슬그머니 두 줄로 엉키면서 질서가 무너졌고, 나는 얼결에 뒤로 밀려났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승차는 바로 내 앞에서 끊겼다.Chat GPT 생성 이미지이번엔 탈 수 있겠지 했는데, 가이...
1월 중순 깊은 겨울에 가서, 눈에 보이는 것이 다 꽃 같던 4월 중순에 나이아가라 집에 왔다.캐나다의 겨울을 피해 갔는데, 서울의 겨울이 오히려 살갗이 따갑도록 추웠었다. 추위가 만만찮았음에도 서울을 찾은 이유는 아들 식구, 형제, 친구들과 그 겨울을 지내고 싶어서였다.서울 다녀오면, 늘 기억에 남는 무엇이 있다. 주로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몇 마디의 대화라든가, 내가 본 우리나라의 새로운 어떤 부분 등인데, 지난 여행 후 내 기억에 남은 것은 주식과 성과급, 무관심이란 단어들이었다.살림밖에 모르던 내가 아는 몇몇 여성들이...
제주도 마라도 남쪽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 모습.사진=조선일보DB유투브 영상 캡처 사진
1960년, 현제명(서울대학교 음대학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김연준 (한양대학교 총장)에게 평화신문을 경영하는 홍찬 씨가 파산 지경인데, 그 신문을 인수해 보면 어떨까요?라는 제의를 한다. 이전부터 신문사를 통한 사회적 계도에 관심이 있었던 김총장은 이 제의를 수락해 인수 이듬해인 1961년, 제호를 <대한일보>로 바꾸며 재창간을 한다.재창간 후 10여 년 남짓이 지난 1973년 5월, 갑자기 <대한일보>에 비극적인 일이 생긴다. 그 사건의 중심에 윤필용 필화 사건이 있었다.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 수도...
1974년 4월 25일 아침,리스본의 생기발랄한 아가씨, 셀레스치 카에이루(Celeste Caeiro)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가 일하는 리스본 시내의 번화가에 있는 레스토랑의 개업기념일이기 때문이었다. 특별히 그날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나누어줄 카네이션을 준비했다. 설레는 마음을 누르며 정성을 다했다. 그런데,갑자기 레스토랑 앞의 거리가 소란스러워졌다, 평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속에서 색다른 장면이 펼쳐졌다.장갑차를 앞세운 청년 장교들이 총을 들고 줄을 지어 행진하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 라디오에선 그동안 금지되었던 ...
꽃보다 더 꽃다운 나이 열일곱에 어머니는 시동생 하나 시누이 넷인 가난한 농촌의 장남에게 시집오셨다. 시집온 지 한 달 만에 아버지를 육 이오 전쟁터로 보내시고 삼 년 동안 긴긴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아들만 다섯 낳아 군에 보낸 후, 보름날 장독대 위에 정한수 떠 놓고 무탈하게 돌아오길 빌고 빈 시간이 또 반 청춘이었다. 아들 못 낳는다는 구박은 안 받았지만, 아기자기한 딸 키우는 재미는 없었다. 설거지며 집 안 청소에서 어머니를 도와주는 아들 하나 없었다. 어머니는 늘 나에게 네가 딸로 태어났으면 나를 좀 도와주고 좋았을 텐데라고...
음악이 흐른다.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1835~1921)의 곡 동물의 사육제-수족관이다. 신비로운 기운이 극장에 가득하다. 물 아래에서 하늘로 계단을 오르는 듯한 느낌의 화면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레드 카펫이 깔린 계단의 끝에는 종려나무잎 모양 로고가 있다. 관객은 박수를 치고 때로는 환호한다. 상영될 영화에 대한 기대다. 동시에 극장 안에 있다는 행복감의 표출이다. 칸국제영화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왼쪽부터)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황정민, 나홍진 감독, 배우 조인성, 정호연, 테일러 러셀이 1...
사진 출처 픽사베이시담(詩談)♥갈 길이 멀다!♥1963년에 한국과 캐나다가 수교한 지 올해로 63년째다.고국을 떠나온 지도 오래다.돌이켜보면 아득한 세월이다.생각해 보면 쌉쌀한 세월이기도 하다.누구는 이민와서 성공한 듯 하고누구는 이민와서 실패한 듯 하다.그러나 성공도 실패도 없다. 모두가 성공이다.성공은 성공대로, 실패는 실패대로 다 의미가 있다.이민 2세도 있고 3세도 있다.어제에 이어 오늘이 있듯 내일도 있다.여기까지 오는 동안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보람있는 것도 사실이다.아직도 끝나지 않은 길 위에 ...
이 건물 21층이라던데 몇 호랬더라. 나는 V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초대받아 가던 중이었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V의 아파트는 높게 솟은 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복도에서부터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와서 몇 호인지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문을 여니 일찌감치 도착한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신발을 벗어 둘 공간마저 부족했다. 챙겨온 과자를 V에게 건네주고 분주한 그와 잠시 인사를 나눴다. 복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본 적 없는 얼굴들과 몇몇의 익숙한 얼굴들이 이 방 저 방을 메우고 있었다. 빨간 플라스틱 술...
나는 텍사스주 휴스턴(Houston)을 방문하여 2주간 머물며 주말을 이용해 샌앤토니오(San Antonio)로 여행을 다녀왔다. 차를 몰고 갔는데 세 시간이 걸렸다.제일 먼저 알러모(Alamo)를 찾아갔다. 원래 멕시코 영토였던 텍사스에는 많은 미국인들이 이주해 살고 있었다.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노예제도를 금지하고 가톨릭 신앙을 강요하며 중앙집권적 통제를 강화하자 이주민들이 1836에 독립을 선언하였고, 멕시코 정부는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였는데 가장 유명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 알러모이다.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가톨...
우리들은 단맛을 정말 좋아합니다. 단맛을 대표하는 식품 중 하나가 탄산음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탄산음료 시장은 매년 5~6%씩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산음료에는 많은 양의 설탕이 들어 있기 때문에 많이 마시면 충치와 비만, 당뇨병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Adobe Stock그런 이유로 최근엔 설탕 대신 칼로리가 거의 없는 설탕 대용 감미료를 넣은 탄산음료(이하 제로콜라)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제로콜라는 일반 탄산음료에 비해 다이어트나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다른 문제는 없을까요? 최근 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