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존 기술로도 가능한 수준인데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앤스로픽의 브랜딩 전략이 반영된 결과일 뿐이다.인공지능(AI)이 해킹 영역에서도 인간을 넘어섰다. 자각을 가진 초지능 해커의 등장이다.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앤스로픽에서 발표한 미소스(Mythos)를 바라보는 업계와 학계의 엇갈리는 시각들이다. 30년 된 취약점을 찾아내거나, 복잡한 체인형 익스플로잇을 구성하는 등 기존 AI 모델의 해킹 능력을 압도적으로 뛰어넘었다는 게 내부 평가지만, 모델이 공개되지 않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이러한 평가의...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 전략 수립에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손자병법의 경구다. 국제 방산 수주 경쟁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문제는 정보의 존재가 아니라 수준이다. 발주자의 전략 의도, 산업구조, 의사결정 구조,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 그리고 경쟁국의 움직임과 장단점까지 읽어내야 비로소 지피라 할 수 있다. 이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견제 대상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등 전통 강국들은 성능 경쟁을 넘어 금융, 기술이전, 산업협력...
사진 출처 권천학 작가시담(詩談)♥춘분(春分)♥춘분(the vernal equinox)은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로,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사이에 끼어있고, 양력 3월 21일 무렵이다.춘분(春分)!봄을 둘로 나눈다?그렇다면 추분(秋分)은 가을을 둘로 나눈다?나는 이 느낌으로 생각을 시작한다.춘분과 추분(秋分)은 서로 맞물려가며 일 년의 판을 뒤집어 균형을 맞추는 대작(代作)의 게임을 이어간다.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 단순히 밤과 낮을 가름하는 짧은 관점만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알아채게 한다.그리...
두 달 동안 K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다. 평소 사흘이 멀다 하고 소식을 주고받던 사이인데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카톡을 보냈다.지난해 세 차례 이사 끝에 원하던 타운하우스를 구매한 K는, 연말연시에는 집 정리로 바빠질 거라고 했다. 크리스마스 인사를 끝으로 그가 한가해지면 먼저 연락해 오리라 생각하며 무심히 지내오던 터였다. 워낙 열심히 사는 K는 시간이 항상 부족한 사람이다.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내는 나와는 전혀 다른 유형이랄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나와 같은 학교에 다녔고 집안끼리도 가깝게 지내온 그는, 한국에서 교사 생...
한동안 뜸했다가 요즘 다시 보게 된 트롯 프로그램에 등장한 색다른 존재가 있다. 메기(catfish)였다.가수들이 금(gold, 金)트로피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사이의 예상하지 않은 어느 부분에서 느닷없이 메기가 등장한다.예상하지 못한 메기의 등장, 그때마다 경악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끌기 위한 제작진의 기지(機智)일 것이다.어떻든 그 순간이 되면 화면 중앙에 AI로 만든 메기가 무서운 얼굴로 나오게 된다. 메기가 왜 나올까?메기효과(Catfish Effect)라는 것이 있다.한국에 살 때, 어느 날, 한 또래친...
Reading and writing go hand in hand (읽기와 쓰기는 함께 간다). 이 격언은 단순하면서도 진실을 담고 있다. 글을 잘 쓰는 능력은 독서 습관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이다.독서와 글쓰기의 밀접한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나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 수 있다. 반세기 전에 나는 캐나다의 한 은행에서 일하기 위해 캐나다로 이주했다. 나의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고, 퇴근 후에는 여가 시간이 많았다. 나는 그 시간의 상당 부분을 책을 읽는 데 쏟았다. 다양한 분야의 서적을 폭넓게 탐독했는데, 캐...
강의실 풍경이 예전과 달라졌다. 학생들은 눈을 맞추기보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화면을 바라본다. 강의에 무심한 듯 보이지만 잡담을 나누지도 않는다. 각자의 화면 속에서 무언가를 수행한다. 수업을 듣는지 딴짓을 하는 건지 헷갈리지만, 발표를 시키면 놀라운 결과물을 가져온다. 과거에는 자료를 찾고 구조를 잡고 디자인을 다듬느라 며칠이 걸렸을 작업을 몇 시간 만에 완성한다.한국일보 자료사진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있다. 브레인 스토밍부터 발표 자료 제작까지 AI로 해결한다. 필자 역시 AI를 모든 업무에 쓰지만, 그들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7주째 계속이다. 며칠 전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역봉쇄하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채로 하루하루가 흐르고 있다. 전쟁 40일째인 8일 기준 이미 사망자가 3,750명, 사상자는 4만2,000명이 넘는다는데 전쟁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사상자가 나올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2월 28일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파괴된 여자 초등학교에서 희생자를 수색하고 있다. 미나브=AP 뉴시스미국이 투입...
사진 출처 권천학 작가시담(詩談)♥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토론토의 봄은 한국의 봄보다 한 발 늦게 온다.계절이 그러니 그러려니, 하지만, 그렇지만도 않다.계절이 봄이라 해서 정말 우리들 가슴에도 진정한 봄이 차오를까?<빼앗길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읊던 이상화의 봄이나,정의가 흔들리는 곳에 봄이 온들 봄 같을까?더구나 4월은 419가 있는 달이다.자유를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젊음을 바쳐가며 부르짖고 목숨을 걸었던4월!지금, 진정한 마음속의 봄은 아직 멀다.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빌어본다.그...
난세(亂世)의 간웅(奸雄)으로 불리던 위왕(魏王) 조조(曹操, 155-220)는 유 씨 부인 소생의 맏아들 조앙(曹昻: 장수(張繡)와의 싸움에서 전사)과 변 씨 부인 소생의 조비(曹丕, 187-226), 조창(曹彰), 조식(曹植, 192-232), 조웅(曺熊)의 네 아들을 합쳐 총 다섯 명의 아들을 두었다. 조조는 조비와 조식과 함께 시문이 출중하여 후한(後漢) 헌제(獻帝) 통치기간인 건안(建安; 196-220)시대의 문학을 대표하는 건안삼조(建安三曹)로 불린다. 수많은 시문에서 조조는 호방하고 비장한 기상을, 조비는 우아하고 섬세...
몇 년 전, 고국의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고교 동창 녀석이 나직이 위로를 건넸다. 너네 어머니 청국장은 참 끝내줬는데… 그 뜨끈한 밥에다가 한 숟가락 쓱 비벼 먹으면 정말 환상이었지어머니는 친구들이 집으로 놀러 오면 배고프지, 조금만 기다려라하시며 밥상을 차려 내셨다. 그때 운 좋은 친구들이 얻어먹었던 그 별미가 함경도식 청국장이었다.어머니는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회령에서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나셨다. 다섯 살 되던 해, 외할아버지께서 두만강 건너 연변의 하마탕(蛤蟆塘)으로 이주하면서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낸다. 하지만 ...
조용하던 오후가 들썩거렸다. 남편이 부엌에서 무언가를 뒤적이는 소리가 들렸다. 떡볶이를 만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았다. 대단한 요리도 아닌데 부엌만 어지럽히겠다는 생각이 앞섰고 양배추 생각도 났다. 같이 넣으면 좀 덜 맵겠지. 엊그제 먹던 양배추가 남았던 것 같아 냉장고 문을 열고 허리를 숙였다. 그 순간—정말 말 그대로—몸이 반으로 꺾인 듯한 통증이 밀려와 꼼짝할 수가 없었다. 숨이 턱 막히고 정신이 아득할 만큼 날카로운 고통이었다. 기어가다시피 거실 소파까지 가서 몸을 눕혔다. 걸을 수도, ...
머리에 물감을 들인다. 치열(이빨)이 울퉁불퉁해서교정을 받는다. 쌍꺼풀을 만들고눈썹을 짙게 수정한다.Adobe Stock보톡스Botox로 얼굴주름을 펴거나 코를 높인다. 이같은 출생 후 수정이용납된다면 키를 키우거나 피부색을 바꾸는 기술은의학적으로 아직은 아니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가능할지 모른다.성형술(plastic surgery)은서양 태생이지 한국이 아니다.이것은 서양인들이 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구호를 일찍 좇았고 그래서 그들 사이에 만들어진 미남, 미녀가 많음을 의미한다. 뱃살의 기름덩어리를 빼거나 다리의 시퍼런 혈관노출을 막...
한밤중, 창문을 통하여 둥실 떠있는 달을 보았다. 유난히도 꽉 찬 보름달이었다. 지금 잘 하고 있지 아르테미스?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달에게 말을 걸었는지, 달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는지, 나의 혼잣말은 상상으로 이어졌다.아르테미스의 은마차가 막 도착했다. 활과 화살을 매고 있었다. 춤판이 벌어졌다. 님프들과 함께 숲을 누비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슴과 곰, 개 그리고 사이프러스와 월계수가 우거진 그늘 아래에서였다. 달나라의 춤판과는 달리 지금 내가 발 딛고 있는 지구는 출렁이고 있다. 날마다 가스 값이 출렁이고...
지난 2월 9일 존엄사를 목적으로 스위스로 향하려던 60대 남성이 비행기에 탑승한 뒤 마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는 기사를 읽었다.삽화=신동준 기자유서인 듯한 편지를 본 가족이 경찰(112)에 신고했고, 공항으로 출동한 경찰이 그를 설득했다는 내용이었다. 남성은 폐섬유증 환자였다고 한다. 폐가 굳어 숨이 모자라고, 질식에 가까운 공포가 지속되는 병이다. 그와 가족들에게 어떤 사정이 있었을지, 제3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기사를 통해 추론해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우선 가족은 환자의 선택을 찬성하지 않았다. 폐섬유증 환자,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