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는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스타들이 아스라한 추억을 남기고 훌쩍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1월15일 광란의 사랑(Wild at Heart1990)으로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했던 데이빗 린치(David Lynch) 감독이 폐기종으로 사망. 향년 78세. 이레이저 헤드(1978), 엘리펀트 맨(1980), 블루 벨벳(1986),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등으로 잘알려진 미국 감독.1월22일, 1960년대 노란샤쓰의 사나이(작곡 손석우)를 불러 국내외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한명숙(韓明淑)이 89세로 타계.1월30...
다 벗어던진 나무의 진실, 나목은 생명의 속살은 간직한 채 화려한 외장은 지웠다.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은 더 이상 떨어뜨릴 낙엽이 없는 듯 그 소리마저 공허하다. 낙엽은 어느 사이 자취를 감추고 마지막 잔존마저 잊혀졌다. 나목에 어울리지 않게 추위를 피해 보려 중무장의 방한복으로 걷는 나의 겨울 거리는 을씨년스럽다 못해 황량하기까지 하다. 모두 비우고 떠났는데 나는 아직도 비우지 못하고 삶의 끈을 붙잡고 있다니. 걸으면서 생각한다. 대화는 쉬 단절되고 이해와 용서는 멀리 있다. 마치 겨울 거리 만큼이나 인간의 일들은 겨울을 닮았다...
이메일의 등장은 우리의 소통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편지는 간편해졌고, 인사 또한 짧고 즉각적으로 전해진다. 성탄절과 연말연시가 되면 주의원, 시의원, 그리고 한민족의 뿌리를 둔 정치인들로부터 가족 사진이나 반려동물 사진이 담긴 인사 카드가 도착한다. 정성은 느껴지지만, 내용은 대개 비슷하다.이는 마치 대소 한인행사에서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인사말을 떠올리게 한다.6일 토론토한인회관에서 열린 한인회 갈라에서 참석자들이 축사 순서 중 연단 쪽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진 한국일보이달 초 토론토에서 열린 한인회 모금 갈라 역시...
1950~60년대에 미국에 MM(마릴린 몬로)가 있다면 프랑스엔 BB가 있다고 할 만큼 한 시대를 풍미하던 프랑스 유명 배우이자 가수인 브리지트 바르도(BB)가 28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BB는 일찍이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를 통해 요부(妖婦)의 화신(化神)으로 자리매김했었다.1956년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Et Dieu...Créa la Femme)는 그 제목부터 아담과 이브 같은 야릇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그러나 악마는 BB를...
1년 전쯤, 한 신규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출연자의 심리상담 제의를 받았다. 연애 경험이 없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연애 시작을 진심으로 돕고 싶다는 제작진의 말에 촬영에 참여했지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명인도 아닌 모솔들의 연애 시도에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까? 안 그래도 점차 연애를 안 하는 시대인데.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운명적 사랑을 믿는 톰은 사랑은 환상일 뿐이라 생각하는 썸머에게 푹 빠져버린다. 팝엔터테인먼트 제공기우였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고, 나는 TV 틀었다가 선생님이 나와 깜...
2025년 12월, 우리가 사랑했던 배우 조진웅씨가 무대 뒤로 영영 사라졌다.30년 전 소년시절의 과오가 박제된 기록으로 소환되자, 대중은 기다렸다는 듯 돌을 던졌다. 그가 쌓아온 성실한 연기와 사회적 공헌은 위선이라는 한마디로 침식되었고, 그는 배우로서의 사형선고를 받아들였다.배우 조진웅은소년범 논란에 휩싸이자 이달 6일 은퇴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사진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몰락이 아니라, 우리 시대가 타인을 심판하며 얻는 도덕적 쾌락의 본질을 묻게 한다.- 디지털 파놉티콘: 망각이 허락되지 않는 감옥철학자이자 작가인 미셸 ...
연말이라 그런지, 창 밖의 빈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겨울 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다. 그 호젓함을 채우듯,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인데, 앞부분은 잘 기억이 안 나고…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 만은/ 웬 지 한 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에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신기하게 이 구절만, 오래된 레코드판의 흉터에 바늘이 툭, 툭 걸린 것처럼 자꾸 제자리를 맴돈다.최백호가 부른 <낭만에 대하여>는 1995년 시청률 50%를 넘나들던...
미국에서의 첫 겨울, 남편의 공부로 해서 처음 해외에서 살게 되었다. 미국 중서부에 있는 도시, 미니애폴리스는 겨울이 아주 긴 곳이다. 그곳에서의 첫 해 겨울은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10월이나 5월에 눈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이다. 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은 3월이면 여기저기 봄을 알리는 꽃소식이 전해진다. 반년이 겨울이어서 계절 구분을 공사중이거나 아닌 것으로 구분한다는 우스갯소리가 가능한 날씨이다. 첫 해 겨울을 지나면서 2월이 되니, 눈은 하염없이 내렸다. 눈 폭풍에 길이 막히고 집이 무너지고, 온 세상은 소리가 끊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생각나는 단편 소설이 있다. 오 헨리(O. Henry)의 동방박사의 선물(The Gift of the Magi)이 그것이다. 1905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20세기 초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데, 소설의 주인공 델라(Della)와 제임스(James)는 가난한 젊은 부부이다. 제임스의 박봉으로 근근이 살아 가는 그들이 애지중지하는 보물이 둘 있다. 델라의 긴 갈색 머리카락과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그리고 아버지가 제임스에게 물려준 금시계가 그들의 보물이다.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자 델라는 남편 제임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우디 앨런 영화를 봤다. 주말에 봤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화를 내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우디 앨런은 몇 년 전 대중의 윤리적 심판대에 올랐다. 전 부인 배우 미아 패로는 그가 양딸 딜런 패로를 7세 시절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우디 앨런은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오랜 조사 끝에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 결론 내렸다. 기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단은 무죄다. 정말 무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디 앨런 자신만이 알 것이다.배우 조진웅. 한국일보 자료사진그럼에도 우디 앨런은 유죄다. 대중의 사랑으로 움직이는 예술가에게 법적 유무죄...
나는 그 분을 대면하여 뵌 적이 없다.코로나 팬데믹 때부터 온라인을 통한 어느 모임에서 뵌 것이 다였다. 모임의 성격상 자유롭게 참가자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던 시간이었음에도 그분은 늘 단아하고 고운 외양으로, 고요히 화면만 주시한 채 듣기만 했다.그분이 특정 부문에서 프로로 활동하는 분이란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비록 사는 나라가 다르고, 그래서 화상을 통해서이지만 정기적으로 뵙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안부를 나누게도 되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오간 안부 글을 통해 그분이 혼자 사신다는 사실, 삶에서 이룬 프로의 세계를 더 깊...
추워도 너무 춥다. 도움을 요청할 기력조차 없어 눈도 뜨지 못한 채 그저 오롯이 떨 뿐이다. 잠시 후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내 몸 위에 덮인 담요를 들추고 안쪽으로 무언가를 밀어 넣는다.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몇 장의 담요를 더 가져와 겹겹이 쌓은 뒤 네 귀퉁이를 내 몸 아래쪽으로 꼼꼼하게 넣어 준다. 그제서야 따뜻한 바람이 느껴진다. 따뜻해지는 피부아래로는 여전히 차가운 피가 도는 것 같지만 그래도 좀 낫다. 이제 견딜 만하다고 안도하는 사이 감긴 눈 위로 깜박깜박하던 불빛이 깜깜한 어둠으로 뒤덮인다.Adobe Stoc...
서광철(토론토)지난 4월 연방 총선거 유세 중몬트리올 지역의 로리에-세인트 메리선거구에서는 두개의 이색적인 선거 포스터가 2피트 간격으로 나란히 붙었다.하나는 자유당 후보스티븐 길보Steven Guilbeault의 것,다른 포스터는 녹색당(Green Party) 후보딜런맥스웰 것이었다. 이색적이었던 것은 녹색당 포스터였다.스티븐 길보 연방문화장관은 연방정부와 앨버타주정부의 송유관 협약에 반대하면서 지난달 사임했다. CP통신 사진자유당 후보 길보에게 투표해주세요. 그에게 투표하는 것은 녹색당에 표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Please, ...
6일 토론토한인회관에서 열린 한인회 갈라 중 참석자들이 무대에 시선을 보내고 있다.한인사회서 일본말 젓가락 추방이나 음악회에서문화인으로서의 청중예절 지키기는 중요하다.이에 한 두 가지를 추가한다면 행사에서의정치인 축사행렬이다.지난 6일 열린 토론토한인회 창립 60주년 기념모금 갈라(Gala턱시도차림의 정식 모금/축하파티)에서는 저녁 식사가 테이블에 나오기 전 총 10명(대독자, 영상 인사자 포함)이 축사를 전했으니참석자들은 무시당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을 것이다. 축사 내용은 보통 단순, 천편일륙적이다. 유머나 위트가없다. 듣는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