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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딛고 주연배우로… ‘김씨네 편의점’ 엄마 역 윤진희씨
‘김씨네 편의점’ 엄마 역 윤진희씨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Apr 12 2017 06:02 PM
한때 배우생활 접었다 컴백 원로 윤택순 박사의 장녀
국영방송 CBC의 인기 TV 시리즈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이하 김씨네)’의 엄마는 근면성실하고 경쟁심이 강한 성격을 보여준다.
극중 남들에게 한마디도 지지 않는 아빠에게 유일하게 ‘일침’을 놓을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2011년 선을 보인 ‘김씨네’ 연극에 이어 TV 시리즈에서도 엄마 역을 맡고 있는 배우 윤진희(진·54)씨와 7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1962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윤씨는 3살이 되기 전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 토론토에서 성장했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연극에 관심을 뒀다. 토론토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화와 동아시아학을 부전공으로 하면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연극에 출연하는 바람에 8년 만에 졸업했을 정도다.
1980년대에 극작가 겸 배우로 일을 시작한 그는 연기 실력에 상관 없이 유색인종이라는 이유 하나로 수차례 장벽에 부딪혔다.
그는 “오디션을 보기 위해 관계자에게 전화를 할 때면 ‘난 아시아계인데 그게 문제가 되냐’고 물어봐야 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긴 적막이 흐른다면 ‘감사하다’고 말하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며 고생담을 풀어놨다.
윤씨는 1990년대에 ‘노란 방’을 선보일 때 30대 초반에 엄마 역할을 맡았다. 아빠 역은 일본계 배우였다. 연령대가 맞는 실력파 한국계 배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연극판의 이런 상황에 낙심해 1980년대 후반, 영어교사로 중국으로 떠난 적도 있다는 윤씨는 “장벽에 부딪혀 떠나는 아시아계 배우가 많아 나만큼의 경력을 가진 또래 아시아계 배우가 적다. 때문에 극작가 최인섭씨가 ‘엄마’ 역할을 부탁했을 때 일종의 의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인섭씨, 그리고 ‘김씨네’에서 아빠 역을 맡은 이선형씨와 전에도 함께 작업해본 적이 있는 윤씨는 “그동안 헤쳐온 길이 험난했기에 지금 ‘김씨네’ 가족이 받는 사랑에 더 감사하다”며 “촬영 현장이 너무 유쾌해 장난을 치다 웃음이 터지곤 한다”고 말했다.
윤택순 박사(토론토대 명예교수)의 장녀로 13세 아들을 두고 있는 윤씨는 쉬는 시간에는 뉴스를 보거나 요가를 즐긴다. 최근 ACTRA토론토로부터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요코 오노 프로젝트(The Yoko Ono Project)’, ‘흥부와 놀부(Hongbu & Nolbu: The Tale of the Magic Pumpkins)’ 등을 탄생시킨 극작가이기도 하다.
김씨네 편의점 TV 시리즈는 올 가을 시즌2가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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