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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한국에 필요한 대통령
2025 대선을 앞두고
- 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
- May 23 2025 01:23 PM
감정의 정치에서 실력의 정치로 해외에서 본 두 대선 후보
멀어진 자리에서 더 잘 보이는 것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조국의 정치는 여전히 뜨겁고 가깝다. 지금의 한국 정치 현실은 피로하며, 위험하고, 깊이 갈라져 있다. 그렇기에 멀리서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하고 더욱 소중하다. 2025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다시금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누가 더 미운가"가 아니라, "누가 더 잘할 수 있는가"를 묻는 시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감정의 정치,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오늘날 한국 정치는 정책보다 감정에 의해 지지가 결정되는 양상을 띤다. 선거는 적대 진영과의 ‘대결력’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정서는 정책보다 강력한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정치가 이토록 '편 가르기'에 집착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는 단순한 시대 흐름이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전례 없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헌정 사상 처음 탄핵되었고, 문재인 정부는 전임 정권을 '적폐'로 규정하며 고강도의 수사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은 극에 달했고, 양당 간의 대결 구도는 일상화되었다.
이후 정치 경험이 전무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와의 갈등 속에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급부상했고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당선되었다. 하지만, 정치 초보인 그에게 야당은 협력의 대상이 아닌 투쟁의 대상이었다. 야당 대표 이재명은 수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국민들의 피로감은 누적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2024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여소야대 구도가 굳어졌고, 정치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결국 계엄령을 선포했고 국회는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대한민국 정치가 어디까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세계 속 한국에 필요한 리더십
윤석열 정부 이후 한국은 외교적 주도권과 국제 사회의 신뢰를 점차 상실해가고 있다. GDP 성장률 둔화, 한일 갈등 해결 실패, 계엄령 사태 이후 외교적 고립 등은 다음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국내 갈등을 조정하고, 외교·안보 분야에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외교·안보 전략의 두 갈래
이재명 후보는 미래 산업 중심의 다자 외교 복귀와 한반도 비핵화 재논의를 통한 평화 프로세스 복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다.
전략: AI·반도체 중심 미래 산업 육성, 외교 유연성 확보, 남북 대화 재개
장점: 군사적 긴장 완화, 중·러 등 다양한 외교 채널 확보 가능
한계: 북한의 진정성 문제, 시간 소요, 국내 보수 여론의 반발
김문수 후보는 한미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한 억제력 중심 전략과 자체 핵 잠재력 확보를 주장한다.
전략: 실질적 군사력 강화, 단기 안보 대응 역량 확보
장점: 힘의 균형 확보, 단기간 억제력 가능
한계: 긴장 고조,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가능성, 외교 고립 우려
대통령의 자격, 성과에서 찾아야
대통령은 감정으로 선택할 대상이 아니다. 업무 수행 능력, 정책 실현력, 위기 대응력 등을 중심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흙수저 출신’으로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며 생활 밀착형 행정을 이끌어왔다. 성남시 채무 해결, 지역화폐 활성화, 높은 공약 이행률 등은 실용 행정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높은 비호감도는 동시에 그에 대한 견제와 관심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문수 후보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정통 엘리트로, 1970년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이후 보수 정치로 전향해 경기도지사 재임 중 GTX 추진, 수도권 통합 요금제 도입 등 대중교통 인프라 확대에 기여했다. 한국 정치에서 보기 드문 이념 이동의 사례로 꼽힌다.
갈라진 나라에 필요한 사람
지금 대한민국 정치에는 ‘누가 나쁜가’를 외치는 목소리보다, ‘무엇이 필요한가’를 묻는 냉정한 자세가 요구된다.
대선을 앞둔 지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조국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제는 싸움을 멈추고, 일 잘하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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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지수 기자 (media2@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