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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광역토론토에서 밀려난다
전문직도 외곽 이주... 지역경제·공공서비스 위협 커져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n 18 2025 10:56 AM
광역토론토 및 해밀턴 지역(GTHA)의 중산층 노동자들이 더 이상 지역에 머물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들은 교사, 간호사, 사회 필수 인력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보이지 않는 가난한 계층(invisible poor)’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시빅액션(CivicAction)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은 통계청 기준 연소득 4만~12만5천 달러 사이의 근로자들로 정의된다. 이들은 일정한 소득과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생활비, 특히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주택 지원 자격 기준을 초과하는 소득을 가지고 있어 정부의 전통적인 지원에서 배제되며, 수입의 45~63%를 주거비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수치인 3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레슬리 우(Leslie Woo) 시빅액션 대표는 연 8만 달러를 버는 간호사가 현재 토론토 평균 주택을 구매하려면 2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토의 연평균 가구 소득은 10만400달러 수준이지만 주택가격 상승률은 이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보고서는 토론토의 주택 가격 대비 소득 비율이 11.8배에 달하며, 평균 가구가 평균 주택을 구매할 경우 소득의 76.9%를 모기지 상환에 써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산층이 더 이상 이 지역에 거주할 수 없는 ‘하류 위기(downstream crisis)’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년 동안 50만 명 이상의 GTHA 거주자가 심코(Simcoe)나 나이아가라(Niagara) 같은 온타리오의 다른 지역으로 떠났으며, 약 3만1천 명은 브리티시컬럼비아(B.C.), 앨버타(Alberta), 노바스코샤(Nova Scotia), 뉴브런스윅(New Brunswick) 등 타주로 이주했다.
시빅액션과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은 GTHA 중산층 노동자들의 주거와 통근 만족도를 조사하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5월 중순까지 4주간의 결과를 분석한 예비 자료에서 62%가 주거 혹은 통근 환경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들 중 약 39%는 직장을 옮기는 것을 고려 중이며, 29%는 직장 근처로 이사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우 대표는 간호사, 소방관, 돌봄노동자, 교사 등 지역 사회를 유지하는 핵심 인력의 요구와 상황을 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생활 여건이 악화될수록 지역 전체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역토론토와 해밀턴 지역의 중산층 필수노동자들이 급등한 주거비로 인해 지역을 떠나고 있으며, 이는 경제와 공공서비스 전반에 위협이 되고 있다. 언스플래쉬
보고서는 중산층 가계의 56%가 재정적 의무를 감당하기 어려워하고 있으며, 35%는 일상 비용 충당을 위해 돈을 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에 비해 각각 18%, 8% 증가한 수치다. 토론토의 데일리 브레드 푸드뱅크(Daily Bread Food Bank)는 2024년 한 해에만 349만 명의 방문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시민 10명 중 1명이 식량지원을 받은 셈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경제분석센터(Canadian Centre for Economic Analysis)의 2024년 자료에 따르면, 지역 기업의 29%는 인력 유치에, 20%는 숙련된 인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론토 상공회의소(Toronto Region Board of Trade)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42%의 기업이 주거 문제로 인해 사업장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공공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력 부족이나 초과 근무로 인해 보건 시스템에서는 연간 5억7,500만 달러, 교육 부문에서는 3억2천만 달러, 응급 서비스 부문에서는 2억3천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교통 혼잡 역시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캐나다경제분석센터는 지난 10년간 GTHA의 교통 혼잡으로 인해 연간 101억 달러의 경제 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혼잡이 줄었다면 2024년 GTHA의 실질 GDP는 279억 달러, 1인당 경제활동은 3,400달러 더 높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직원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나 워크포스 하우징(workforce housing) 정책을 검토하고, 지자체는 쉼터 사용 데이터를 수집해 지역 주거 문제의 규모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우 대표는 다음 보고서에서 주거 비용과 소득 간의 불일치 원인과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하나의 재원이나 하나의 부문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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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