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문화·스포츠
“미치도록 사랑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 감격스러워”
피아니스트 최희연 ‘테스터먼트’ 발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pr 17 2025 11:00 AM
“화합의 메시지 전한 베토벤 음악 양극화된 지금, 어느 때보다 필요” 10일 예술의전당서 기념 리사이틀
“미치도록 사랑했던 것 같아요. 베토벤의 음악과 인간으로서 강박적 면모까지도 사랑했던, 그러니까 약간 미쳤던 거죠. 왜 사랑했는지는 묻지 말아 주세요. 그 사랑이 깊어지고 있습니다.(웃음)”
“미치도록 사랑했던 것 같아요. 베토벤의 음악과 인간으로서 강박적 면모까지도 사랑했던, 그러니까 약간 미쳤던 거죠. 왜 사랑했는지는 묻지 말아 주세요. 그 사랑이 깊어지고 있습니다.(웃음)”
9년에 걸쳐 베토벤 소나타 전곡(32곡)을 녹음한 9장의 음반을 들고 기자들 앞에 선 피아니스트 최희연(57)의 고백이다. 최희연은 2015~2023년 독일 텔덱스 스튜디오에서 프로듀서 마틴 자우어, 조율사 토마스 휩시와 함께 녹음한 베토벤 소나타 전집 ‘테스터먼트’를 첫 녹음 10년 만인 지난달 28일 발매했다. 그는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녹음을 마쳤을 때, 마무리 작업을 할 때 계속 다른 느낌이 든다”며 “라이너 노트와 녹음 후기를 쓸 때 특히 감격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6세 때 인천시향과 협연으로 데뷔한 최희연은 서울예고 재학 중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국립음대와 미국 인디애나 음대에서 수학했다. 2002년부터 4년간 완성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입지를 다졌다. 당시 전석 매진 기록과 함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올해의 예술상’을 받았다. 그는 “숨어 있던 베토벤 마니아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여 나뿐 아니라 관객까지 함께 긴장했다”며 “청중에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으로 연주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을 연주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최희연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의 조합은 필연이다. 그에게 베토벤은 유학 시절부터 애증의 대상이었다. 그는 “베토벤만 연주하면 음악을 전혀 전공하지 않은 어머니가 뛰어와 이 작곡가가 누구냐 물었다”며 “아버지와 사별한 어머니에게 용기를 준 베토벤은 나에게 불굴의 힘이 있는 작곡가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앨범 제목을 증언, 유산을 의미하는 ‘테스터먼트’로 정한 것도 베토벤 음악이 지닌 투지 때문이다. 그는 “베토벤의 음악은 무엇을 강력하게 증언하는 것과 같고, 32개의 소나타는 후대 음악인에게 남긴 유산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베토벤의 음악은 양극화된 지금, 그 어느 시대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앨범과 같은 제목으로 10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과 후기 소나타 30, 31, 32번을 연주한다. 선곡 배경에 대해서는 “베토벤이 발트슈타인 백작에게 곡을 헌정했듯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의 토대를 마련해 준 돌아가신 후원자분들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최희연은 1999년 서울대 음대 최초 공개 오디션을 통해 교수로 임용돼 교육자로서도 20년 넘게 활동해 왔다. 2023년부터는 미국 피바디 음악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임윤찬, 조성진뿐 아니라 반짝반짝하는 한국 피아니스트가 정말 많아 동료 교수들이 한국인들은 어떻게 된 거냐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며 “음악은 곡예나 현상이 아닌 수세기의 역사가 담긴 문화인 만큼 한국에 진정한 음악문화가 생겨 러시아나 프랑스 음악 학교처럼 세계적인 한국 계보가 생길 날을 꿈꾼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피아니스트 최희연이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김소연 기자
www.koreatimes.net/문화·스포츠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