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목의 계절이다. 그 화려하던 색깔의 향연은 끝나고 사방은 시방 깊은 잿빛이다.겨울의 벗은 나무는 낯설다. 꽃과 열매, 잎으로 나무를 본 탓이다.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잎에 가...Read more...
올 가을엔 유난히 비가 잦다. 정작 마르던 여름에는 아끼더니 꽃 지고 과실 떠난 이 가을에 시도 때도 없이 비를 뿌려 잎을 훑는다.가을이 깊어갈수록 뜰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가볍지...Read more...
더운 바람이 종일 한여름처럼 불다가땅의 것 마음껏 쓰다듬고는 홀연히 사라졌습니다.지금은 뜰의 풀벌레 소리와 대보름을 꿈꾸는 달이 반달보다 조금더 부푼 얼굴로 고요히 밤을 채우고 있...Read more...
나이 들면 사람들은 보통 두어 가지의 약을 복용한다.남편도 하루에 세 차례 복용하는데 약의 효능이 각각 달라 행여 빠트릴까 봐 약국에서는 블리스터팩(Blister Pack)이라는 ...Read more...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8월에 들면서부터 그분은 내게 걱정을 했다. 너싱홈에 거하는 남편 생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이었다. 이전 생일엔 자녀들과 너싱홈에서 작은...Read more...
그때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각 학년마다 한 반씩, 교실 여섯과 담임교사 여섯 분, 교장, 교감 선생님이 계셨던 시골의 작은 학교였다.외진 곳이어서 그런지 타지에서 선생님들이 ...Read more...
불청객이 떠날 생각을 않은 탓에 정작으로 와야 할 손님이 발목 묶이기를 수개월째, 드디어 지난주에 멀리 밴프에 사는 큰 아들이 왔다. 만 사흘간 운전해 한 주간 연로한 아버지를 만...Read more...
사람들 세상에 일이 있듯이 자연은 저들끼리 저들의 일을 만들고 있었다.때 되었다고 잎 내밀고 꽃 피우고 지금은 꽃 진 자리에 열매들을 앉혔다.우울하던 동네는 오월 한 때 잠시 호강...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