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아이티(Haiti)의 규모 7.2 지진과 지진대비
문우일 | 물리학박사=전 매니토바대·서울대 교수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Aug 24 2021 03:11 PM
자연재해 국민교육, 내진 건축설계 등 종합적 대책절실
최근 아이티(Haiti)에서 규모 7.2 의 지진이 나서 1,2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고 수많은 건물이 부서졌다. 연일 계속되던 코비드19 뉴스, 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폭염으로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BC주의 산불 피해 소식을 매일 들어오던 터에 아이티 지진 뉴스는 불안을 더한다. 어떤 분들은 북부 유럽대륙과 중국, 일본 등의 홍수까지 겹쳐서 말세가 오는 것 아닌가 걱정한다.
가뭄, 홍수, 지진, 환경 오염, 지구 온난화, 해수면의 상승, 산불, 핵발전소 관련 오염과 산사태 등 환경 관련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은 근래에 와서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 같은 재난은 인류의 산업화에 따른 이산화탄소와 온실개스가 초래한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뒤따르는 인위적 재난이다.
그러나 지진과 산사태 같은 자연 재해는 지구 고체부분의 동력학적 과정에서 일어나고, 그 원인은 인간 활동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그러나 지진에 의한 인명피해와 재산 손실은 그 지진이 일어난 나라의 교육과 경제 수준, 그리고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정책에 따라 큰 차이가 나기도 한다.
19세기와 20세기 들어오면서 고체 지구의 구조와 지구동력학 분야는 많이 연구되어 왔고 발전하여 지진대와 지진이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많이 발전되었다. 따라서 과학 기술이 발전한 선진국에는 지진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는 대책이 있다. 전세계 지진 분포도를 보면 지진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은 환태평양에 위치한 뉴질랜드, 대만, 일본, 알래스카 (미국), 브리티시컬럼비아 (캐나다), 캘리포니아 (미국), 멕시코, 칠레 등이다. 이 환태평양 지역들은 역사적으로 지진 빈도와 지진 피해가 가장 큰 곳들이다.
2011년 동일본 지진은 규모 9.0이었으니 이번 아이티 지진보다 거의 100배가 더 큰 지진이었고 약 2만명 인명 피해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28일에 있었던 알래스카의 규모 8.2 지진은 이번 아이티 지진보다 10배가 더 컸지만 우리는 그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나 재산파괴 등의 뉴스를 들은 일이 없다. (지진의 규모를 말할 때는 로그logue함수 릭터(Richter)를 쓰기 때문에 지진 규모가 1.0 높으면 역학적 강도는 10배가 더 크고, 2.0이 높으면 100배가 더 크다.)
아프리카대륙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엔 지질구조와 지진대를 포함한 ‘지질도’가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 큰 지진의 90%가 일어나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한 나라들은 정부에서 지진예측 뿐 아니라 국민들의 대응 교육과 내진(진동을 견디는) 기술에 기본을 둔 재건계획을 갖췄다. 건축 설계관련 공학자들은 과거의 큰 규모 지진의 진동 주파수를 분석하여 대지진에도 버틸 수 있는 건물을 짓기 위한 내진 설계방법을 개발해 왔다. 일본의 경우 태평양 지각판이 나라 밑으로 계속 들어가 나라 전체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진대 위에 있다. 이에 대비하여 일본은 내진설계 뿐 아니라 국민들은 지진 대응훈련을 받는다. 아이티 역시 북미 지각판과 캐리비안 지각판의 경계에 있어 위험한 지진대에 위치한다. 따라서 아이티는 일본 못지 않은 지진대책을 세워야 하는 나라다.
이번 아이티의 규모 7.2 지진은 인명피해와 파괴된 가옥 등 재산 피해가 막심하여 우리는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아이티 사람들을 위하여 모금도 하고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것은 세계에 흑인나라를 돕는다는 좋은 인상을 줄 것이다) 그러나 아이티 사람들이 정말 필요한 것은 온 국민의 지진과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교육과 대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훈련이다. 부실 건물을 세우지 말고 지진에 견디는 내진설계에서 시작하여 지진과 허리케인 같은 자연재해애 대한 구호대책과 구체적인 지진대비 기술 을 정책으로 추진하고 시행하는 종합적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